규칙

국어의 로마자 표기법 (2024 고시)

「국어의 로마자 표기법」은 표준 하나를 정하지만, 사람 이름은 예외입니다. 고시 제3장 제7항이 "인명, 회사명, 단체명 등은 그동안 써 온 표기를 쓸 수 있다"고 직접 허용합니다.

그래서 규칙대로 적은 표기와 실제 여권에 찍힌 표기가 다를 수 있고, 둘 다 틀린 게 아닙니다. 표준과 통용이 갈리는 이름 음절은 17개이고, '우'는 표준 U 7.31% 대 통용 WOO 92.22%입니다.

지명·국가유산·행정 구역에는 표준이 그대로 적용됩니다. 아래에 고시 제2024-27호 조문 전체와 격차 표를 함께 실었습니다.

문화체육관광부 고시 제2024-27호(2024-05-23) 원문 · 외교부 여권안내 2026-08-30 확인 · 외교부 여권 통계 2024-10-31

표기법은 '표준'을 정하고, 여권은 '통용'을 허용합니다

「국어의 로마자 표기법」은 한글을 로마자로 적는 표준을 하나로 정합니다. 그런데 그 고시 안에 사람 이름을 위한 예외가 직접 들어 있습니다.

인명, 회사명, 단체명 등은 그동안 써 온 표기를 쓸 수 있다.

— 문화체육관광부 고시 제2024-27호 제3장 제7항

그래서 "규칙대로 적은 표기"와 "실제 여권에 찍힌 표기"가 다를 수 있고, 둘 다 틀린 것이 아닙니다. 표준 표기는 규칙이 정한 답이고, 통용 표기는 제7항이 허용한 답입니다. 이 차이는 관념적인 것이 아니라 수백만 장의 여권에 이미 찍혀 있습니다.

다만 선택의 여지가 있는 것은 사람 이름·회사명·단체명뿐입니다. 지명, 국가유산명, 행정 구역, 학술 논문의 한글 복원 표기에는 표준이 그대로 적용됩니다. 아래에 고시 제2024-27호의 조문을 장·항 단위로 그대로 싣고, 그 규칙이 실제 여권 통계와 어디에서 갈라지는지를 이어서 보여 드립니다.

2024년 개정은 용어를 정비한 타법개정입니다

현행 고시는 문화체육관광부고시 제2024-27호이고, 시행일은 2024년 5월 23일입니다. 부칙 제1조(시행일)는 "이 고시는 발령한 날부터 시행한다"입니다.

여기서 오해가 잦은 지점을 먼저 정리합니다. 이 개정은 타법개정입니다. 국가법령정보센터 출력본의 고시 헤더에 그대로 "[시행 2024. 5. 23.] [문화체육관광부고시 제2024-27호, 2024. 5. 23., 타법개정]"이라고 적혀 있습니다. 타법개정은 다른 법률이 바뀌면서 그에 맞춰 용어를 정비하는 개정이고, 이 경우에는 국가유산기본법 시행에 따라 「문화재」 계열 용어가 「국가유산」으로 바뀐 것이 눈에 띄는 변화입니다. 실제로 제3장 제6항은 "국가유산명, 자연 지물명, 인공 축조물명은 붙임표(-) 없이 붙여 쓴다"로 되어 있습니다.

표기 규칙의 골격은 유지되었습니다. 모음·자음 대응표도, 음운 변화를 반영하는 방식도, 인명 조항도 이전 고시의 틀 그대로입니다. "2024년부터 표기법이 달라졌으니 여권 철자를 고쳐야 한다"는 이야기는 이 개정에서 나오지 않습니다. 직전 고시와의 조문 대조는 2014 고시와 2024 고시 비교에서 따로 다루며, 이 글에서는 원문으로 확인된 것(고시 번호·시행일·타법개정·국가유산 용어)만 적었습니다.

모음과 자음의 대조표: 제1장·제2장

로마자 변환기 & 자모 분해

한글 이름을 입력하면 초성·중성·종성이 제2장 표에 따라 어떤 로마자로 대응되는지 음절별로 분해해 보여 줍니다. 아래 표를 눈으로 따라가는 대신 직접 넣어 보세요.

글자 대응만 보여 주는 도구입니다. 음운 변화가 걸린 낱말은 아래 제3장 규칙으로 따로 확인하세요.

제1장은 표기의 기본 원칙 두 줄입니다. 이 두 문장이 이후 모든 규칙의 전제입니다.

제1항 국어의 로마자 표기는 국어의 표준 발음법에 따라 적는 것을 원칙으로 한다.

제2항 로마자 이외의 부호는 되도록 사용하지 않는다.

— 문화체육관광부 고시 제2024-27호 제1장 제1항·제2항

"표준 발음법에 따라 적는다"는 말은 글자가 아니라 소리를 적는다는 뜻입니다. 글자를 하나씩 옮기는 대신 소리 난 대로 옮기는 것이 이 표기법의 출발점입니다.

모음

단모음 10개입니다.

a
eo
o
u
eu
i
ae
e
oe
wi

이중 모음 11개입니다.

ya
yeo
yo
yu
yae
ye
wa
wae
wo
we
ui

[붙임 1] 'ㅢ'는 'ㅣ'로 소리 나더라도 ui로 적는다.

[붙임 2] 장모음의 표기는 따로 하지 않는다.

— 문화체육관광부 고시 제2024-27호 제2장 제1항 [붙임 1]·[붙임 2]

그래서 광희문은 소리대로 적은 Gwanghimun이 아니라 Gwanghuimun입니다. 이름 음절의 '희'가 여권에서 크게 갈리는 이유도 여기 있습니다. 표준은 HUI인데 소리는 [히]에 가깝습니다.

자음

파열음

g, k
d, t
b, p
k
t
p
kk
tt
pp

파찰음

j
ch
jj

마찰음

s
h
ss

비음

n
m
ng

유음

r, l

한 글자에 두 표기가 붙은 자음은 놓인 자리에 따라 갈립니다. 고시가 붙임으로 직접 정해 둔 부분입니다.

[붙임 1] 'ㄱ, ㄷ, ㅂ'은 모음 앞에서는 'g, d, b'로, 자음 앞이나 어말에서는 'k, t, p'로 적는다.

[붙임 2] 'ㄹ'은 모음 앞에서는 'r'로, 자음 앞이나 어말에서는 'l'로 적는다. 단, 'ㄹㄹ'은 'll'로 적는다.

— 문화체육관광부 고시 제2024-27호 제2장 제2항 [붙임 1]·[붙임 2]

그래서 구미는 Gumi, 옥천은 Okcheon입니다. 같은 ㄱ인데 앞은 g, 뒤는 k입니다. ㄹ도 마찬가지여서 구리 Guri, 임실 Imsil, 울릉 Ulleung으로 갈립니다. 위 변환기는 이 대응표만 기계적으로 적용하므로, 자리에 따른 변화와 아래 제3장의 음운 변화는 직접 확인해야 합니다.

음운 변화는 제3장 제1항이 정한 대로 표기에 반영합니다

제1장 제1항이 "표준 발음법에 따라 적는다"고 했으니, 소리가 바뀌면 표기도 바뀝니다. 무엇이 바뀌는 소리인지는 제3장 제1항이 네 가지로 나열합니다.

음운 변화가 일어날 때에는 변화의 결과에 따라 다음 각호와 같이 적는다.

1. 자음 사이에서 동화 작용이 일어나는 경우

2. 'ㄴ, ㄹ'이 덧나는 경우

3. 구개음화가 되는 경우

4. 'ㄱ, ㄷ, ㅂ, ㅈ'이 'ㅎ'과 합하여 거센소리로 소리나는 경우

— 문화체육관광부 고시 제2024-27호 제3장 제1항

자음 동화란 이웃한 자음이 서로 영향을 주고받아 발음이 달라지는 현상입니다. 이 규칙을 그대로 적용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제3장 제1항이 적용되는 보통명사·지명 예시 (조문에서 유도)
유형한글 → [발음]로마자 표기
자음 동화 (비음화)백마 [뱅마]
국민 [궁민]
Baengma
Gungmin
자음 동화 (유음화)신라 [실라]
진리 [질리]
연락 [열락]
Silla
Jilli
Yeollak
구개음화해돋이 [해도지]
같이 [가치]
haedoji
gachi
거센소리좋고 [조코]
놓다 [노타]
joko
nota

여기서 흔한 오류 하나를 바로잡습니다. 인터넷에는 국민을 Gukmin으로, 진리를 Jinri로, 연락을 Yeonrak으로 적는다고 설명하는 글이 있습니다. 우리 블로그의 옛 글도 그렇게 적었습니다. 사람 이름에만 적용되는 예외를 보통명사에 잘못 적용한 것입니다. 보통명사와 지명에는 제3장 제1항이 그대로 적용되므로 Gungmin, Jilli, Yeollak, Baengma가 맞습니다. 인명은 정반대인데, 그 근거는 바로 다음 절에 있습니다.

예외는 둘입니다. 하나는 거센소리 규칙에 붙는 다만 조항입니다.

다만, 체언에서 'ㄱ, ㄷ, ㅂ' 뒤에 'ㅎ'이 따를 때에는 'ㅎ'을 밝혀 적는다.

— 문화체육관광부 고시 제2024-27호 제3장 제1항 4호 다만

그래서 묵호는 Muko가 아니라 Mukho, 집현전은 Jiphyeonjeon입니다. 나머지 하나는 된소리되기입니다. 이쪽은 아예 반영하지 않습니다.

된소리되기는 표기에 반영하지 않는다.

— 문화체육관광부 고시 제2024-27호 제3장 제1항 [붙임]

압구정은 [압꾸정]으로 소리 나지만 표기는 Apgujeong입니다(Apkkujeong은 틀립니다). 제3장에는 표기 전반에 걸리는 짧은 조항이 둘 더 있습니다.

제2항 발음상 혼동의 우려가 있을 때에는 음절 사이에 붙임표(-)를 쓸 수 있다.

제3항 고유 명사는 첫 글자를 대문자로 적는다.

— 문화체육관광부 고시 제2024-27호 제3장 제2항·제3항

제3항 덕분에 부산은 Busan, 세종은 Sejong처럼 첫 글자만 대문자로 적습니다.

인명은 성·이름 순서로 띄어 쓰고 음운 변화를 반영하지 않습니다

사람 이름은 앞 절과 정반대로 다룹니다. 조문이 직접 그렇게 정해 두었습니다.

인명은 성과 이름의 순서로 띄어 쓴다. 이름은 붙여 쓰는 것을 원칙으로 하되 음절 사이에 붙임표(-)를 쓰는 것을 허용한다.

(1) 이름에서 일어나는 음운 변화는 표기에 반영하지 않는다.

(2) 성의 표기는 따로 정한다.

— 문화체육관광부 고시 제2024-27호 제3장 제4항

세 가지가 한 문단에 들어 있습니다. 성이 앞, 이름이 뒤이고 그 사이는 띄어 씁니다. 민용하는 Min Yongha입니다. 이름 두 음절은 붙여 쓰는 것이 원칙이고 붙임표는 허용이라, Min Yong-ha도 됩니다. 고시가 허용한 것은 붙임표이지 띄어쓰기가 아니라는 점이 중요합니다. 그리고 이름에서 일어나는 음운 변화는 표기에 반영하지 않습니다. 한복남은 [한봉남]으로 소리 나지만 Han Boknam으로 적습니다(Han Bongnam이 아닙니다).

그러니 "로마자 표기법은 발음보다 원형을 우선한다"는 설명은 틀린 일반화입니다. 지명과 보통명사는 발음을 따르고(제3장 제1항), 인명만 음운 변화를 반영하지 않습니다(제4항 (1)). 같은 이유로 백호는 BAEKHO, 인호는 INHO, 박민은 BAKMIN입니다. 이 표기들은 앞 절의 '체언 ㅎ 밝혀 적기' 예외가 아니라 제4항 (1)로 설명됩니다. 또 제4항 (2)가 "성의 표기는 따로 정한다"고 못 박은 덕분에, 성씨 철자는 규칙이 아니라 통계로 확인하는 문제가 됩니다(여권 성씨 통계).

한글 성명에서 여권 철자까지, 다섯 단계

위 조문을 실제로 적용하는 순서는 다섯 단계입니다. 새로 이름을 적어 볼 때 이 순서대로 따라가면 됩니다.

  1. 기준이 되는 한글 성명을 확인합니다. 가족관계등록부에 적힌 한글 성명이고, 부르는 이름이나 별칭은 해당하지 않습니다.
  2. 음절 단위로 끊습니다. 성 한 음절, 이름 두 음절처럼 글자 단위로 나눕니다. 인명은 이름에서 일어나는 음운 변화를 반영하지 않으므로(제4항 (1)), 소리 나는 대로가 아니라 글자대로 끊습니다.
  3. 음절마다 대조표를 적용합니다. 위 제2장의 모음·자음 표를 글자에 그대로 대응시킵니다.
  4. 성·이름 순으로 배치합니다. 성을 먼저 적고 한 칸 띄운 뒤 이름을 붙여 씁니다. 음절 사이 붙임표는 허용이고, 띄어쓰기는 허용이 아닙니다(제4항).
  5. 첫 글자를 대문자로 적습니다. 성과 이름의 첫 글자를 각각 대문자로 적고(제3항), 여권 기재면은 전체 대문자로 인쇄됩니다.
절차를 그대로 적용한 예 (대조표에서 유도한 값)
한글음절 대응원칙허용
홍길동홍 Hong · 길 Gil · 동 DongHong GildongHong Gil-dong
박서연박 Bak · 서 Seo · 연 YeonBak SeoyeonBak Seo-yeon
한복남한 Han · 복 Bok · 남 NamHan BoknamHan Bok-nam
이영희이 I · 영 Yeong · 희 HuiI YeonghuiI Yeong-hui

표의 성 철자를 보고 놀랐다면 그게 정확히 이 글의 요점입니다. 제4항 (2)가 "성의 표기는 따로 정한다"고 했으므로, 위 표의 성 칸은 대조표를 기계적으로 적용한 값일 뿐입니다. 실제 여권에서 '박'은 PARK이, '이'는 LEE가 압도적이고, 그 비율은 여권 성씨 통계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이름 두 음절에는 위 절차가 그대로 적용됩니다. '한복남'이 [한봉남]으로 소리 나도 Boknam으로 적는 것이 그 예입니다.

행정 구역

'도, 시, 군, 구, 읍, 면, 리, 동'의 행정 구역 단위와 '가'는 각각 'do, si, gun, gu, eup, myeon, ri, dong, ga'로 적고, 그 앞에는 붙임표(-)를 넣는다. 붙임표(-) 앞뒤에서 일어나는 음운 변화는 표기에 반영하지 않는다.

[붙임] '시, 군, 읍'의 행정 구역 단위는 생략할 수 있다.

— 문화체육관광부 고시 제2024-27호 제3장 제5항

제주도 Jeju-do, 의정부시 Uijeongbu-si, 당산동 Dangsan-dong처럼 적고, 청주시는 Cheongju, 함평군은 Hampyeong처럼 단위를 생략할 수 있습니다.

국가유산·자연 지물·인공 축조물

국가유산명, 자연 지물명, 인공 축조물명은 붙임표(-) 없이 붙여 쓴다.

— 문화체육관광부 고시 제2024-27호 제3장 제6항

남산 Namsan, 속리산 Songnisan, 금강 Geumgang, 독도 Dokdo, 경복궁 Gyeongbokgung, 불국사 Bulguksa, 현충사 Hyeonchungsa가 그 예입니다. 속리산이 Songnisan인 것을 눈여겨보세요. 여기서는 자음 동화가 그대로 반영됩니다.

학술 연구 등 특수 분야

학술 연구 논문 등 특수 분야에서 한글 복원을 전제로 표기할 경우에는 한글 표기를 대상으로 적는다. 이 때 글자 대응은 제2장을 따르되 'ㄱ, ㄷ, ㅂ, ㄹ'은 'g, d, b, l'로만 적는다. 음가 없는 'ㅇ'은 붙임표(-)로 표기하되 어두에서는 생략하는 것을 원칙으로 한다. 기타 분절의 필요가 있을 때에도 붙임표(-)를 쓴다.

— 문화체육관광부 고시 제2024-27호 제3장 제8항

집 jib, 짚 jip, 밖 bakk, 값을 gabs, 붓꽃 buskkoch처럼 적습니다. 한글을 되살릴 수 있게 적는 방식이라 일상 표기와 결과가 다릅니다. 여권에는 쓰지 않습니다.

규칙과 실제 여권이 다른 음절 TOP 10

이제 규칙을 실제 여권과 맞대어 봅니다. 우리 데이터에는 음절마다 표기법이 정한 표준 표기와 실제로 널리 쓰이는 통용 표기가 함께 들어 있고, 여권 통계에는 이름 음절별 표기 점유율이 들어 있습니다. 둘을 겹치면 규칙과 현실의 거리가 숫자로 나옵니다.

표준 표기와 통용 표기의 점유율 격차 TOP 10 · 이름 음절 (외교부 여권 통계 2024-10-31)
음절표준표준 점유율통용통용 점유율격차(%p)
U 7.31% WOO 92.22% 84.91
HUI 12.34% HEE 84.24% 71.9
YEONG 18.65% YOUNG 79.67% 61.02
HYEON 30.03% HYUN 67.96% 37.93
SUN 35.89% SOON 63.67% 27.78
UK 34.75% WOOK 58.08% 23.33
SIN 37.96% SHIN 61.28% 23.32
GI 36.96% KI 58.31% 21.35
UN 34% WOON 54.74% 20.74
MUN 40.53% MOON 58.47% 17.94

표를 위에서부터 읽으면 규칙이 어디에서 밀리는지 보입니다. 표준의 eo·eu·ui 같은 표기가 영어 사용자에게 낯설다는 이유로 oo·ee·u 계열로 옮겨 간 자리들입니다. '우'는 표준 U가 7.31%까지 내려가 사실상 규칙이 소수파가 되었습니다. 그렇다고 이 사람들이 규칙을 어긴 것은 아닙니다. 제3장 제7항이 "그동안 써 온 표기"를 허용하기 때문입니다.

다만 격차가 늘 통용 쪽으로 벌어지는 것은 아닙니다. '웅'은 표준 UNG 24.57%가 통용 WOONG 0%를 앞섭니다. '임'은 표준 IM 73.53%가 통용 LIM 8.77%를 앞섭니다. "통용이 언제나 이긴다"는 서술은 데이터와 맞지 않습니다. 본인 이름 음절이 이 표에 없다면, 표준과 통용이 같아서 고민할 것이 없다는 뜻입니다.

격차는 영어 철자 관습과 어긋나는 자리에서 벌어집니다

표를 보면 격차가 벌어지는 자리에 규칙성이 있습니다. 표준이 eo·eu·ui처럼 영어에 없는 글자 조합을 쓰는 음절에서 통용 표기가 커집니다. 영어 철자 관습대로 읽으면 원래 한국어 발음과 멀어지기 때문입니다. 아래 표의 발음 칸은 영어 화자에게 설명할 때 쓰는 근사 표기이고, 정확한 발음 기호로 읽으면 안 됩니다.

표준 표기의 글자 조합과 영어 철자 관습의 충돌 (제2장 대조표에서 유도)
표준 조합한국어 발음 근사영어식으로 읽으면그래서 생긴 통용 표기
eo (ㅓ)Seo ≈ '수'와 '서' 사이의 짧은 소리'see-oh'로 두 음절처럼 읽음SUH
eu (ㅡ)Eun ≈ 입술을 펴고 내는 '은''ee-you'처럼 읽음굳어진 통용 표기 없음
u (ㅜ)Yun ≈ 긴 '윤''yun'을 짧게 끊어 읽음YOON
ae (ㅐ)Jae ≈ 짧은 '재''Jay'처럼 길게 읽음굳어진 통용 표기 없음
yeo (ㅕ)Hyeon ≈ '현''hee-on'처럼 읽음HYUN
ui (ㅢ·ㅢ 표기)Hui ≈ [히]에 가깝게 소리 남'hoo-ee'처럼 읽음HEE
oe (ㅚ)Choe ≈ '최''cho'나 'choice'로 읽음CHOI

이 표는 어느 쪽이 옳다고 말하지 않습니다. 표준 표기는 한국어 발음을 규칙으로 옮긴 결과이고, 통용 표기는 영어 화자가 읽었을 때의 결과를 앞세운 선택입니다. 다만 표준을 골랐다면 해외에서 이름이 다르게 불릴 가능성을 감안해 두는 편이 좋고, 반대로 통용을 골랐다면 한국어 원음과 철자가 어긋난다는 점을 알고 고르는 것이 낫습니다. 표준 표기가 영어권에서 부정적 의미로 읽히는 음절은 성격이 다른 문제이므로 여권 이름 6가지 원칙에 따로 정리했습니다.

3음절 이름과 순우리말 이름에도 같은 규칙을 씁니다

한국 이름은 대개 성 1음절 + 이름 2음절입니다. 여권에는 성이 SURNAME 칸에, 이름 두 음절이 GIVEN NAMES 칸에 들어갑니다. 외교부 여권안내의 로마자성명 표기 기본방법은 한글 성명을 음절 단위로 음역하고 이름은 붙여 쓰는 것을 원칙으로 하되 음절 사이 붙임표를 허용한다고 안내합니다. 고시 제4항과 같은 내용입니다.

이름 두 음절을 적는 세 가지 방식
방식결과
붙여 쓰기민준 → MINJUN원칙. 가장 안전합니다.
붙임표민준 → MIN-JUN허용. 시스템에 따라 붙임표가 사라질 수 있습니다.
띄어 쓰기민준 → MIN JUN권하지 않습니다. Given Name이 둘로 처리돼 해외 서류에서 뒷 음절이 잘릴 수 있습니다.

붙임표를 넣을지 말지가 뒤에 어떤 문제를 낳는지는 여권 영문 이름 변경 가이드에서 따로 다룹니다.

순우리말 이름도 규칙은 똑같습니다. 고시 어디에도 한자 이름과 순우리말 이름을 나누는 조항이 없기 때문입니다. 한자 이름과 다를 바 없이 소리대로 음역하면 됩니다. 다만 음절이 셋 이상으로 길어지는 경우가 있어 철자가 길어지는 것은 감안해야 합니다.

순우리말 이름의 로마자 표기 (사이트 변환기로 대조한 값)
이름표기이름표기
하늘HANEUL아라ARA
슬기SEULGI나래NARAE
한별HANBYEOL다솜DASOM
SOLBOM

짧은 순우리말 이름은 영어 낱말과 겹치기 쉽습니다. 한 음절 이름을 그대로 옮겼을 때 영어에서 다른 뜻으로 읽히지 않는지 한 번 확인해 보세요. 어떤 표기가 실제로 문제가 되는지는 여권 이름 6가지 원칙에 목록으로 정리해 두었습니다.

표준과 통용 사이에서 판단하는 기준

판단은 두 갈래면 충분합니다.

  1. 이미 발급된 서류가 있다면 그 표기를 따릅니다. 여권 영문 성명은 한 번 정하면 원칙적으로 바꾸지 못하고, 이미 만든 비자·항공권·해외 계좌가 여권을 기준으로 묶여 있습니다. "표준이 이쪽이니까"는 변경 사유가 되지 않습니다.
  2. 새로 정하는 이름이라면 표준을 기본값으로 두고, 위 격차 표를 한 번 봅니다. 본인 음절이 그 17개에 들어 있고 격차가 크다면, 표준대로 적었을 때 주변 대다수와 철자가 달라집니다. 그 자체는 문제가 아니지만, 알고 고르는 것과 모르고 고르는 것은 다릅니다.

'정'처럼 1·2위가 몇 %p 차이로 갈리는 음절에서는 "다수가 쓰는 쪽"이라는 근거가 힘을 잃습니다. 이럴 때는 가족이 이미 쓰는 철자를 기준으로 삼으면 판단이 단순해집니다. 성(姓)은 이 판단에서 아예 빠집니다. 제4항 (2)가 "성의 표기는 따로 정한다"고 했고, 실제로도 이미 굳어져 있어 고르는 문제가 아니라 확인하는 문제입니다(여권 성씨 통계). 또 표준 표기가 영어권에서 부정적으로 읽히는 음절이라면 표준을 따르지 않는 편이 낫습니다(여권 이름 6가지 원칙). 외교부는 추천 로마자 성명 검색도 제공하니 함께 확인해 보세요.

출처와 계산 방식

규칙 문장은 문화체육관광부 고시 제2024-27호 원문에서 그대로 인용했고, 인용마다 장·항 번호를 붙였습니다. 원문 PDF는 이 사이트에 보관해 두었습니다.

수치는 외교부 여권 로마자 성명 통계(외교부 여권 통계 2024-10-31) 원자료에서 직접 계산했습니다. 격차는 통용 점유율 − 표준 점유율이고, 통계에 잡히지 않은 표기는 0%로 봅니다. 표와 문장의 숫자는 페이지를 만들 때 원자료에서 다시 계산하므로 손으로 적어 둔 값과 어긋날 여지가 없습니다. 원자료와 계산 과정은 통계 데이터 출처 안내에 공개해 두었습니다.

한계도 밝혀 둡니다. 이 통계는 기준일까지 누적 발급된 여권을 집계한 것이라 최근 발급분의 추세나 연령대별 차이는 말해 주지 않습니다. 표준과 통용의 비교도 통계가 있는 이름 음절 100개에 한정되며, 기본 음절 11,172자 전체가 통계에 잡힌 것은 아닙니다. 본인 이름 전체의 표기를 한 번에 보고 싶다면 이름 표기 변환기에 이름을 넣어 보세요.

이 글의 근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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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 고시와 2024 고시 비교 개정 전후로 무엇이 달라졌는지 여권 성씨 로마자 표기 통계 성씨는 규칙이 아니라 통계로 확인합니다 여권 이름 6가지 원칙 표준 표기가 영어권에서 문제되는 경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