규칙

로마자 표기법 개정 비교: 2000·2014·2024 고시

로마자 표기법이 실제로 크게 바뀐 것은 2000년입니다. 반달표(ŏ, ŭ)와 어깨점을 없애고 로마자 26자만 쓰도록 고쳤고, 그래서 ㅓ는 eo, ㅡ는 eu가 되었습니다.

바꾼 이유는 언어학이 아니라 컴퓨터였습니다. 국립국어원은 반달표와 어깨점이 자판에 없어 입력·검색이 어렵고 무원칙한 표기가 남발되던 상황을 개정 배경으로 밝히고 있습니다.

2014·2024 고시에서는 표기 규칙의 골격이 그대로입니다. 2024 개정은 타법개정으로, 눈에 띄는 변화는 「문화재」 계열 용어가 「국가유산」으로 바뀐 것입니다.

기준: 국립국어원 어문규범·로마자 표기법 개정 자료 2026-09-05 확인 · 문화체육관광부 고시 제2024-27호 원문 · 외교부 여권 통계 2024-10-31

크게 바뀐 해는 2014년도 2024년도 아니라 2000년입니다

"로마자 표기법이 또 바뀌었다"는 말은 대개 고시 번호가 바뀐 것을 가리킵니다. 철자가 실제로 달라진 개정은 2000년 하나뿐입니다. 그해 고시로 반달표(ŏ, ŭ)와 어깨점이 사라지고 로마자 26자만 쓰게 되었으며, ㅓ는 eo, ㅡ는 eu가 되었습니다. 지금 우리가 Seoul을 Sŏul로 적지 않는 이유가 여기 있습니다.

그 뒤의 개정은 성격이 다릅니다. 2014년과 2024년 고시에서는 모음·자음 대응표도, 음운 변화를 반영하는 방식도, 인명 조항도 그대로입니다. 2024년 개정은 고시 헤더에 "타법개정"으로 적혀 있고, 눈에 띄는 변화는 「문화재」 계열 용어가 「국가유산」으로 바뀐 것입니다. "2024년부터 표기법이 달라졌으니 여권 철자를 고쳐야 한다"는 이야기가 성립하지 않는 이유입니다.

이 글은 세 고시의 서지 정보를 나란히 놓고, 2000년 개정에서 무엇이 왜 바뀌었는지를 국립국어원 자료로 짚은 뒤, 그 개정이 정한 철자가 실제 여권에서 어디까지 쓰이는지를 우리 통계로 확인합니다. 조문 전문과 현행 규칙 해설은 국어의 로마자 표기법 가이드가 정본입니다.

2000년 개정을 밀어붙인 것은 컴퓨터 자판이었습니다

개정의 계기는 언어학 논쟁 쪽에 있지 않았습니다. 국립국어원은 1990년대에 컴퓨터 정보 처리와 관련해 "반달표(˘)와 어깨점(’)은 컴퓨터 자판에 없어 입력과 검색이 어렵다"는 지적이 제기되었고, 그 결과 무원칙한 표기가 남발되는 문제가 있었다고 개정 배경을 밝히고 있습니다.

규칙이 아무리 정교해도 사람들이 입력할 수 없는 부호를 쓰면 규칙은 지켜지지 않습니다. 반달표를 입력할 수 없는 자리에서는 그냥 o와 u로 적혔고, 그렇게 부호가 떨어진 표기는 원래 규칙이 의도한 소리와 어긋났습니다. 2000년 개정은 이 문제를 부호를 없애는 쪽으로 풀었습니다. 표준 발음을 기준으로 적는다는 원칙은 유지하면서, 표기 수단만 로마자 26자로 제한했습니다.

과정도 짧지 않았습니다. 국립국어원의 기록에 따르면 1997년에 실무위원회와 공청회를 거치고, 1999년에는 개정 소위원회를 두고 전문가 283명·일반인 404명 설문과 공청회를 진행했으며, 2000년 상반기에는 10개 도시 공개 토론회·설명회를 열었습니다. 그렇게 정리된 안이 문화관광부 고시 제2000-8호로 2000년 7월 7일 고시되었습니다.

달라진 것은 모음 두 개와 자음을 가리는 방식

2000년 개정에서 달라진 표기 (국립국어원 개정 자료에서 확인한 항목)
대상종전2000년 이후
ŏ (반달표를 얹은 o)eo자판에 없는 부호를 없애기 위해 로마자 두 글자로 옮겼습니다.
ŭ (반달표를 얹은 u)eu같은 이유입니다. 반달표는 입력·검색에서 사라지거나 깨졌습니다.
자음 ㄱ·ㄷ·ㅂ유성·무성을 가려 적고, 거센소리에는 어깨점(’)을 붙였습니다.놓인 자리에 따라 g/k, d/t, b/p로 구별합니다.부호 없이 로마자 26자만으로 구별하는 방식으로 바뀌었습니다.

표의 세 번째 줄이 인명 표기에서 가장 자주 오해되는 자리입니다. 종전 표기법은 같은 자음을 유성·무성으로 가려 적었기 때문에 '김'이 Kim, '박'이 Pak 쪽으로 기울었습니다. 2000년 이후의 규칙은 자음이 놓인 자리로 판정합니다. 모음 앞이면 g, 자음 앞이나 어말이면 k입니다. 그래서 규칙만 기계적으로 적용하면 '김'은 Gim이 됩니다. 실제 여권이 어떤지는 아래 통계 절에서 봅니다.

경과조치는 표지판과 출판물에만 붙었습니다

표기법을 한 번에 갈아 끼울 수는 없으니, 2000년 고시에는 경과조치가 붙었습니다. 국립국어원 어문규범에 실린 부칙은 다음과 같습니다.

① (시행일) 이 규정은 고시한 날부터 시행한다.

② (표지판 등에 대한 경과조치) 이 표기법 시행당시 종전의 표기법에 의하여 설치된 표지판(도로, 광고물, 문화재 등의 안내판)은 2005. 12. 31.까지 이 표기법을 따라야 한다.

③ (출판물 등에 대한 경과조치) 이 표기법 시행당시 종전의 표기법에 의하여 발간된 교과서 등 출판물은 2002. 2. 28.까지 이 표기법을 따라야 한다.

— 국립국어원 어문규범 「국어의 로마자 표기법」 부칙

여기서 사람 이름이 빠져 있다는 점을 눈여겨보세요. 표지판은 2005년까지, 출판물은 2002년까지 새 표기법으로 옮기라고 못 박았지만, 인명에는 "언제까지 바꾸라"는 조항이 없습니다. 같은 표기법 제3장 제7항이 애초에 인명을 강제 대상에서 빼 두었기 때문입니다.

인명, 회사명, 단체명 등은 그동안 써 온 표기를 쓸 수 있다.

— 문화체육관광부 고시 제2024-27호 제3장 제7항 (2014 고시·국립국어원 어문규범도 같은 문장)

그래서 표지판의 로마자는 20여 년에 걸쳐 새 표기법으로 통일되었지만, 여권의 이름 철자는 그 흐름에서 비켜 서 있습니다. 다음 절의 숫자가 그 결과입니다.

2014·2024 고시에서 확인한 것과 확인하지 못한 것

고시 세 개의 서지 정보 · 원문에서 확인한 것만 (2026-09-05 확인)
고시날짜개정 구분확인된 내용
문화관광부 고시 제2000-8호2000. 7. 7. 고시표기법 전면 개정반달표·어깨점을 없애고 로마자 26자만 사용. ㅓ→eo, ㅡ→eu, 자음은 음운 환경에 따라 구별.
문화체육관광부 고시 제2014-42호2014. 12. 5. 시행개정국립국어원 어문규범이 현행 규범으로 게시하는 고시 번호입니다. 우리 보관본 PDF가 발췌본이어서 조문 전면 대조는 하지 않았습니다.
문화체육관광부 고시 제2024-27호2024. 5. 23. 시행타법개정고시 헤더에 "타법개정"으로 적혀 있습니다. 제3장 제6항의 용어가 「국가유산」입니다. 표기 규칙의 골격은 그대로입니다.

표를 만들면서 확인하지 못한 것을 그대로 남겨 두었습니다. 사이트가 보관한 2014 고시 PDF는 제3장 제4항(인명) 첫 문장에서 끊긴 발췌본이라, 2014 고시와 2024 고시의 조문을 항 단위로 전면 대조할 수 없었습니다. 그래서 이 글은 "2024에서 어떤 조항이 새로 명시되었다"는 식의 서술을 하지 않습니다. 구버전 본문에 있던 그 주장(인명 음운 변화 미반영이 2024에 추가되었다는 서술)은 근거를 확인할 수 없어 삭제했습니다.

대신 2024 고시 원문에서 직접 읽을 수 있는 것은 그대로 적었습니다. 고시 헤더의 "[시행 2024. 5. 23.] [문화체육관광부고시 제2024-27호, 2024. 5. 23., 타법개정]", 제3장 제6항의 「국가유산명, 자연 지물명, 인공 축조물명은 붙임표(-) 없이 붙여 쓴다」, 제3장 제4항의 「(1) 이름에서 일어나는 음운 변화는 표기에 반영하지 않는다」·「(2) 성의 표기는 따로 정한다」가 그것입니다. 조문 전문은 국어의 로마자 표기법 가이드에 장·항 단위로 실어 두었습니다.

규칙이 정한 철자와 실제 여권이 갈라지는 지점

이제 2000년 개정이 만든 철자를 실제 여권과 맞대어 봅니다. 아래 표의 두 번째 칸은 고시 제2장 대조표를 성씨에 기계적으로 적용한 값입니다. 실제 규칙이 성씨를 이렇게 정하지는 않습니다. 제3장 제4항 (2)가 "성의 표기는 따로 정한다"고 했기 때문입니다. 그래도 이 값을 나란히 놓으면, 개정 이전의 표기 관습이 여권에 얼마나 남아 있는지가 한눈에 보입니다.

규칙을 기계적으로 적용한 성씨 철자와 실제 여권에서 1위인 철자 (외교부 여권 통계 2024-10-31)
성씨 대조표 적용값 그 철자의 점유율 실제 1위 1위 점유율
GIM 0.42% KIM 99.55%
I 상위 표기 목록에 없음 LEE 98.77%
BAK 1.61% PARK 96.59%
CHOE 5.26% CHOI 94.45%
JO 31.33% CHO 67.85%
IM 23.35% LIM 71.28%

표를 오른쪽부터 읽어 보세요. 실제 1위는 전부 2000년 개정 이전 방식에 가까운 철자입니다. KIM·PARK·CHOI·LEE는 자음을 유성·무성으로 가려 적던 시대의 철자이고, 개정이 정한 GIM·BAK·CHOE는 소수에 머물러 있습니다. '이'의 대조표 적용값 I는 통계의 상위 표기 목록에 아예 나타나지 않습니다.

갈림의 정도는 성씨마다 다릅니다. 한쪽으로 굳어진 성씨가 있는 반면, 개정 이후 철자와 이전 철자가 거의 반반으로 남은 성씨도 있습니다.

여기서 하나만 분명히 해 두겠습니다. 개정은 여권 철자를 소급해 바꾸지 않습니다. 2000년 개정도, 2014·2024 고시도 이미 발급된 여권의 철자를 고치라고 요구하지 않았고, 제3장 제7항은 그동안 써 온 표기를 계속 쓸 수 있게 열어 두고 있습니다. 이 글의 표는 규칙의 역사와 여권의 현실이 어디에서 갈라졌는지를 보여 줄 뿐, "누가 맞았나"를 가리지 않습니다. 성씨별 분포 전체는 2024 여권 성씨 통계에 있고, 이름 음절에서 표준과 통용이 갈리는 자리는 국어의 로마자 표기법에 표로 정리해 두었습니다.

이 글의 근거와 확인 기준

2000년 개정의 배경·경과·변경 내용은 국립국어원의 로마자 표기법 개정 자료에서, 부칙 경과조치와 제3장 제4항·제7항의 문장은 국립국어원 어문규범 「국어의 로마자 표기법」에서 확인했습니다(2026-09-05). 2024 고시의 서지 정보와 조문은 사이트가 보관한 고시 제2024-27호 원문 PDF에서 그대로 읽었습니다.

싣지 않은 것도 밝혀 둡니다. 2014 고시의 개정 내용은 우리 보관본이 발췌본이라 확인하지 못해 고시 번호·시행일만 적었고, 2014↔2024 조문 대조표는 만들지 않았습니다. 1984년 표기법의 조문 원문도 확보하지 못했으므로, 종전 표기 서술은 국립국어원이 개정 자료에서 밝힌 범위(반달표·어깨점, ㅓ·ㅡ, 자음 구별 방식)를 넘지 않습니다.

수치는 페이지를 만들 때 원자료에서 다시 계산하므로 손으로 적어 둔 값과 어긋날 여지가 없습니다. 원자료와 계산 방식은 통계 데이터 출처 안내에 공개해 두었습니다. 본인 이름의 표기를 바로 확인하려면 이름 표기 변환기에 넣어 보세요.

이 글의 근거

함께 보면 좋은 글

국어의 로마자 표기법 현행 고시 제2024-27호 조문 전문 여권 성씨 로마자 표기 통계 성씨 20개의 표기 점유율 전체 통계 데이터 출처 안내 표기 통계의 원자료와 계산 방식